비트코인 꺾이자 ‘알트코인’ 부상… 가상자산 판도 뒤흔드는 시그널
비트코인(BTC)의 하방 압력이 거세지며 가상자산 자본 지형에 미묘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그간 빛을 보지 못했던 알트코인 섹터가 예상 밖의 하방 경직성을 발휘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전통적인 동반 상승 공식에서 벗어나 대장주의 부진을 발판 삼아 대안 자산들이 고개를 드는 이례적인 장세가 연출되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각) 글로벌 온체인 데이터 조사기관 글래스노드(Glassnode)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 내 자금 쏠림 현상을 계량화한 ‘알트코인 사이클 시그널(Altcoin Cycle Signal)’ 지수가 최근 86 고지를 밟았다. 이는 통상적인 전환점으로 통용되는 기준점(75)을 가볍게 뛰어넘은 수치로, 가상자산 생태계의 주도권 무게 추가 비트코인 독주 체제에서 점차 분산되고 있음을 뜻한다.
실제 최근 시황을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6만 달러 초반까지 주저앉으며 부진의 늪에 빠졌지만, 역설적으로 알트코인 수급 지표는 지난 한 해 동안 기록한 최고점에 바짝 다가섰다. 글래스노드는 이 같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에 대해 "지난 2년간 알트코인 생태계를 옥죄던 장기 매도 물량이 임계점을 지나 상당 부분 소화된 상태"라고 짚었다. 비트코인의 가파른 하락세에 피로감을 느낀 자본이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생겼거나 고수익 방어가 가능한 틈새 종목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거시경제 및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이번 장세 변동을 알트코인의 자생적인 '기초체력(펀더멘탈) 강화'로만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신중론을 편다. 1위 자산의 공백에 따른 반사이익 성격이 짙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우리가 목격했던 전형적인 대형 랠리는 비트코인이 먼저 강력한 우상향 궤도를 그리며 시장 전체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뒤, 뒤이어 낙수효과를 누린 알트코인들이 수익률을 추월하는 선순환 구조였다. 그러나 현재 국면은 비트코인이 대내외 악재로 깊은 조정을 겪는 와중에, 알트코인 진영이 상대적으로 덜 밀리고 버텨내면서 수치상의 우위를 점한 일종의 착시 효과에 가깝다. 글래스노드 연구진 역시 "현재 현상은 알트코인 시장의 폭발적인 독자 불장이 아니라, 비트코인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면서 나타난 성과 격차"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이번 국면이 단기 해프닝을 넘어 장기적인 추세로 안착할지 여부는 비트코인의 '바닥 다지기' 성공 시점에 달려 있다는 심층 분석이 지배적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매도세가 진정되고 가상자산 전체 유동성의 파이 자체가 다시 팽창하기 시작할 때야말로, 알트코인 진영으로의 실질적인 자본 유입과 함께 진정한 의미의 전면적인 강세장이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